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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엔터 뇌피셜/Issue report

[이슈분석] 20년차 현직 매니저가 바라보는 '연예인 vs 매니저' 갈등 이유!

by 연기햄 2020.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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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뇌피셜지기 연기햄입니다.

 

앞서 두 번에 걸쳐 최근 불거지고 있는 연예인과 매니저 사이에의 갈등 소식에 대해 짚어봤는데요.

 

제 주변에 유독 연예계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 관계로 이러한 논란이 남일 같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 주말,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현직 매니저 분의 솔직한 심정을 들어볼 수 있었고, 이를 Q&A 형식으로 재구성해보았습니다. 

 

※ 본 내용은 당사자의 주관적 견해임을 밝혀드립니다.

 


Q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 저는 21살 때 로드매니저(연예인의 스케줄에 직접 동행하며 운전 및 케어 등을 수행하는 막내급 매니저)를 시작으로, 올해로 20년째 연예인 매니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배우 쪽 일은 맡았고, 지금은 중견 엔터테인먼트 사에서 소속 연예인들을 총괄하는 이사로 재직 중입니다.

 

Q : 단도직입적으로 최근 벌어진 연예인과 매니저 사이의 갈등을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A : 업계 종사자로서 참담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법적 공방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양측의 주장이 극명히 다르고 제가 당사자가 아니다 보니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지만, 그간 연예계 내에서는 비일비재하게 제기되어 왔던 문제였던 터라 곪고 곪은 상처가 결국 터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Q : 비일비재했던 문제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A: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것처럼 매니저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겠지요. 쉽게 말해 업무량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과 처우, 폭언과 욕설 등도 모자라 폭행까지 일삼는 일부 연예인들의 인격적 모독, 공식적인 스케줄 외에 사적인 일에도 불려 다니며 휴일 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열악한 근무환경 등등 따지고 보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반대로 연예인 입장에서는 작품 출연 및 CF, 기타 행사 등 매니저(소속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니 일이 줄어든다거나 혹은 무분별한 수익 정산 요구 등 회사에 대한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겠지요.

 

Q : 혹시 본인도 위와 같이 부당한 대우를 겪으신 적이 있으셨나요?   

 

A: 다행이란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경력이 경력이다 보니 톱스타부터 신인급 연예인들까지 대략 30여 명 정도를 케어한 것 같은데 아직까지 인격적 모독과 같은 일을 경험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막내부터 시작하다 보니 열악한 근무환경이나 낮은 임금 등 업무적인 부분이 힘들었던 적은 있었습니다.

 

Q : 문제의 본질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A: 말씀드린 것처럼 양측의 주장이 팽팽한 것에는 분명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공론화시키지도 않았겠지요. 결국 서로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어 오해가 생겼고, 신뢰가 무너져버렸다는 것입니다.


모든 연예인이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자신을 위해 일하는 매니저에게 항상 감사하며 진짜 가족처럼 생각하는 연예인들이 훨씬 많습니다. 어쩔 수 없이 비즈니스로 엮인 사이지만 매니저(소속사) 역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여 진정성을 담아 소속 연예인을 케어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우며 건강한 공생관계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일련의 사건들이 마치 연예계 전체에 팽배한 것처럼 인식되어 대중으로 하여금 업계 자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점입니다. 매니저란 직업이 최소한의 직업윤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3D 업종으로 부각되며 이 일을 하려는 사람들은 점차 줄어들 것이고, 연예인 역시 매니저(소속사)의 업무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Q :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있을까요? 

 

A: 매니저들의 처우 개선에는 분명 제도적 장치가 정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에서 협회 차원의 매니저 근무환경 실태 전수조사 및 실질적인 대책 마련 발표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출처 :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홈페이지)

 

 

매니저란 직업의 특성상 연예인의 작품 밤샘 촬영 등을 고려할 때, 법으로 보장된 주 52시간 근무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든 스태프들과의 표준 근로계약서 작성은 물론 주 52시간 근로시간을 준수한 것으로 알려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배우와 스태프 모두의 만족을 통한 더욱 나은 퀄리티의 드라마 제작을 위해 주 52시간 근로제를 지킨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극본: 이우정/연출: 신원호)처럼 제작 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강조되고, 일부 기획사에서는 장기간 연예인의 촬영이 종료되면 매니저에게 일정기간 유급휴가를 주는 등 대안도 나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여겨집니다.


장시간 함께 생활하는 연예인과 매니저 사이에서 신뢰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신뢰가 깨지면 절대 함께할 수 없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다 보니 불협화음이 생길 수는 있으나, 누가 위고 누가 아래고 하는 시대착오적 사고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것입니다.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집 앞 마트 나가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연예인의 특성상 케어 차원에서 매니저가 어느 정도는 개인적인 일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마치 당연하다는 듯 무리한 요구를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자녀들의 등하교, 장보기 등 잔심부름은 물론 애완견 배변 처리를 부탁했다는 이야기도 들어봤습니다. 부탁과 강요는 분명 결이 다르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소통을 통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키워나가는 게 중요하겠지요. 솔직히 말은 쉽지만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번 사태가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자성의 시간이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Q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요?

 

A: 연예계라는 곳이 원래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 것은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들 뒤에는 매니저, 코디네이터 등등 오롯이 그들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내가 케어하는 스타들이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받거나 신인에서 톱스타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유일한 보람으로 여기며 살아갑니다.


그간 관행으로 여겨지던 것들이 축적되어 결국 부조리란 결과를 낳았습니다. 반면 매니저란 직업이 연예인들의 허드렛일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지던 시대를 지나 촉망받는 직종으로 탈바꿈하기도 했지요. 우리나라 대중문화는 점점 성장해가고 있고 새로운 스타 탄생이 중요한 만큼 그들을 위해 일하는 매니저의 역할도 그들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소모적인 논쟁, 해묵은 갈등은 묻어두고 연예인과 기획사, 매니저 모두가 같은 업계 종사자라는 동등한 사명감 속에 서로를 배려하며 건강한 연예계를 이끌어가는데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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