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엔터 뇌피셜/Movie Story

[영화] 코로나19 악재 속 2020년 상반기 한국영화 성적표는?

by 연기햄 2020. 7. 22.
반응형

안녕하세요.

뇌피셜지기 연기햄입니다.

 

2020년 2월, 우리는 또 한 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한국적인 정서를 전면에 내세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등 4관왕의 영예를 기록한 것은 물론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로 외국어 작품상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며 전 세계의 주목을 이끌어낸 것입니다.

 

(출처 : CJ엔터테인먼트 공식 페이스북)

100년 한국영화사를 넘어 세계영화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 그리고 기념비적인 성과는 한국문화의 저력을 다시 한번 과시하며 K-무비를 통한 신(新) 한류의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그간 비주류로 평가받던 한국영화의 매력이 전 세계로 확산되며, 새로운 중흥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가 점쳐지기도 했습니다.

 

(출처 : 아카데미 시상식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예고 없이 찾아온 코로나-19(COVID-19)는 이러한 부푼 기대와 희망을 한순간에 무너뜨렸습니다.

정부와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확진자는 연일 빠른 추세로 증가하였으며, 영화관, 공연장, 대형 쇼핑몰 등 다중밀집시설에 대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 실행되며 극장을 찾는 발걸음은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관객의 감소에 따라 개봉 예정이던 영화들은 줄줄이 개봉을 미룰 수밖에 없었고, 촬영 역시 중단되기 일쑤였습니다. 급기야 문을 닫는 영화관이 생길 정도로 한국영화산업은 100년 만에 일궈낸 '기생충'의 쾌거가 무색하리만큼 100년만에 최대의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습니다. 


지난 7월 21일 영화진흥원위원회(Korea Film Council 이하 KOFIC)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촉발된 한국영화산업의 총체적 난국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전체 관객 수는 전년 대비 70.3%(7,690만 명) 감소한 3,241만 명으로 상반기 매출액 또한 전년 대비 70.6%(6,569억 원) 줄어든 2,738억 원으로 집계되며 관객 수와 매출액 모두 200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 연도별 상반기 관객 수 추이 -

연도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관객 수(만명) 9,651 9,507 9,462 9,729 9,636 10,932 3,241
한국영화 관객 수(만명) 4,154 4,043 4,381 4,162 4,497 5,688 1,999
점유율(%) 43.0 42.5 46.3 42.8 46.7 52.0 61.7
외국영화 관객 수(만명) 5,497 5,464 5,081 5,567 5,139 5,244 1,242
점유율(%) 57.0 57.5 53.7 57.2 53.3 48.0 38.3

(출처 : KOFIC 자료 재구성)


한국영화 관객 수는 전년 대비 64.9%(3,689만 명) 감소한 1,999만 명이었고 매출액은 전년 대비 64.5%(3,095억 원) 줄어든 1,706억 원이었습니다. 외국영화 관객 수 역시 전년 대비 76.3%(4,002만 명) 감소한 1,242만 명이었으며, 매출액은 전년 대비 77.1%(3,474억 원) 줄어든 1,032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피해는 4월이 가장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월 전체 관객 수는 97만 명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기동한 2004년 이후 월별 전체 관객 수 최저치를 기록했고, 4월 둘째 주 주말(4.10~12) 98,700명, 4월 7일 15,429명주말 및 일일 관객 수 역시 최저치를 갱신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2월 말 이후 개봉 예정이던 작품들이 연이어 개봉을 연기한 탓에 2020년 상반기 전체 흥행작 상위권에는 코로나 사태 발생 이전의 영화들이 포진했습니다.

 

(출처 : KOFIC 영화정보)

설 연휴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출연: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등)이 475만 명을 동원해 1위에 올랐고 같은 날 개봉한 '히트맨'(감독: 최원섭/출연: 권상우, 정준호 등)이 241만 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어,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되었던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출연: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등)이 196만 명으로 3위를, 외국영화 '닥터 두리틀'(감독: 스티븐 개건/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톰 홀랜드 등)과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출연: 라미란, 김무열, 나문희 등)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습니다. 

 

(출처 : KOFIC 영화정보)

이밖에도 '클로젯'(감독: 김광빈/출연: 하정우, 김남길 등), '해치지 않아'(감독: 손재곤/출연: 안재홍, 강소라 등), '#살아있다'(감독: 조일형/출연: 유아인, 박신혜 등), '천문: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출연: 최민식, 한석규 등), '1917'(감독: 샘 멘데스/출연: 조지 맥케이, 딘-찰스 채프먼, 콜린 퍼스, 배네딕트 컴버배치 등)이 6위~10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20년 상반기 전체 흥행작 상위 10위 중 3~5월에 개봉된 영화는 전무했고, 6월 개봉한 '#살아있다'가 119만 명 관객 동원으로 8위에 자리했는데 이는 2월 개봉한 '정직한 후보' 이후 1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유일한 작품이었습니다.

 

종합해보면 코로나 사태는 관객수 급감을 불러일으켰고, 이에 따른 콘텐츠 부재, 3월 17일 이후 단행된 미국 영화관 영업 중단 여파에 따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개봉 연기, 극장 축소 운영 등의 문제가 악순환되며 한국영화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침체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J CGV를 비롯하여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형 멀티플렉스 3사의 상반기 영업손실은 약 2,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관 인근 식당, 카페 등도 줄줄이 폐업하여 상반기 지역 상권에 대한 극장 관객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역시 전년 대비 70% 수준인 약 1조 5,000억 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KOFIC 영화정보)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출연: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등), '어벤저스:엔드게임'(감독: 앤서니 루소, 조 루소/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크리스 햄스워스, 마크 러팔로, 스칼렛 요한슨 등), '겨울왕국 2'(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출연: 크리스틴 벨, 이디나 멘젤 등), '알라딘'(감독: 가이 리치/출연: 메나 마수드, 윌 스미스, 나오미 스콧 등), '기생충'(감독: 봉준호/출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등) 등 사상 최초로 5편의 천만 관객 돌파 영화가 탄생하고 총 관객 수 2억 2,668만 명, 매출액 1조 9,140억 원에 이르는 한국영화 역사상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던 지난해(2019년)와 비교했을 때, 2020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의 성적표는 한없이 초라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5월 부처님 오신 날 날부터 어린이날까지 최장 6일간의 황금연휴와 6월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배포 등을 시작으로 국내 영화계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극장 정상화와 함께 올 하반기 반등을 기대케 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출처 : KOFIC 영화정보)

실제, 5월 전체 관객 수는 전월 대비 55만 명 늘어난 153만 명을 기록했고, '침입자'(감독: 손원평/출연: 송지효, 김무열 등), '결백'(감독: 박상현/출연: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등), '사라진 시간'(감독: 정진영/출연: 조진웅, 배수빈 등), '#살아있다' 등 규모 있는 한국영화가 대거 개봉된 6월에는 할인권 배포와 맞물려 전월 대비 두배 이상인 386만 명이 극장을 찾았습니다.

 

이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K-방역을 향한 국민적 신뢰도가 형성되고, 연일 수백 명 이상 기록하던 일별 코로나 확진자 수 역시 두 자릿수로 소강상태를 보이는 등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됨에 따라 관객들의 경계 수위 또한 어느 정도 낮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출처 : KOFIC 영화정보)

이러한 추세에 맞춰 여름휴가철 특수를 겨냥한 굵직굵직한 신작 영화들 역시 차례대로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5일 개봉된 '반도'(감독: 연상호/출연: 강동원, 이정현 등)가 21일 기준으로 200만 908명(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을 동원하며 개봉 7일 만에 2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고, 7월 29일 개봉 예정인 '강철비 2:정상회담'(감독: 양우석/출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등)을 비롯해 '영웅'(감독: 윤제균/출연: 정성화, 김고은, 나문희 등), '모가디슈'(감독: 류승완/출연: 김윤석, 조인성 등), '테넷'(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출연: 존 데이비드 워싱턴, 로버트 패티슨 등) 등이 차질 없이 개봉된다면 얼어붙은 극장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코로나로 위축된 한국영화산업 전반에 걸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