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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엔터 뇌피셜/Movie Story

[영화] 정우성-곽도원-유연석 '강철비2: 정상회담'의 의미는? 솔직 후기

by 연기햄 2020.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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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뇌피셜지기 연기햄입니다.

 

정우성과 곽도원, 유연석 등 연기력과 흥행 파워를 보유한 배우들의 조합이 인상적인 양우석 감독의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이하 강철비2)'의 흥행가도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7월 29일 개봉된 '강철비2'는 개봉 이후 줄곧 예매율 및 좌석점유율에서 1위를 유지하며 개봉 5일 만인 지난 8월 2일 101만 9,637명(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을 기록, 1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앞서 개봉 4일 만에 136만 849명으로 1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강동원, 이정현 주연의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와 비교했을 때 다소 뒤처지는 스코어 기는 하지만, '반도'가 좀비를 매개로 한국영화 최초로 IMAX, 4DX, ScreenX, 4DX SCREEN, SUPER 4D, ATMOS 등 6포맷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오락성에 집중한 액션 블록버스터인 반면 '강철비2'가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국제정세를 배경으로 메시지에 집중했다는 서사적 특징을 고려할 때 결코 낮은 수치는 아닙니다.

 

 

 

'강철비2'는 지난 2017년, 약 450만 관객을 동원했던 정우성, 곽도원 주연의 영화 '강철비'의 스핀오프(Spin-off) 작품으로 스토리의 연계성은 없습니다. 오히려, 전작에서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로 출연했던 정우성이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 역으로, 대한민국 정부 외교안보수석 '곽철우' 역의 곽도원이 쿠데타를 일으키는 북한 호위총국장 '박진우'로 분해 진영을 바꾸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여기에, 평소 댄디한 매력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유연석이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사' 역으로 합류해 색다른 연기 변신에 나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분과는 외형적으로 많이 다르지만 어렴풋 실존인물의 향기가 드러나며 캐릭터 연구를 위한 배우의 노력이 엿보이기도 했습니다.

 


줄거리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한 내 쿠데타로 세 정상이 납치된다!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한민국 대통령(정우성),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위원장(유연석)과 미국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간의 남북미 정상회담이 북한 원산에서 열린다. 북미 사이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핵무기 포기와 평화체제 수립에 반발하는 북 호위총국장(곽도원)의 쿠데타가 발생하고, 납치된 세 정상은 북한 핵잠수함에 인질로 갇힌다. 그리고, 좁디좁은 함장실 안, 예기치 못한 진정한 정상회담이 벌어지게 되는데…
 
동북아시아의 운명이 핵잠수함에 갇혔다! 과연, 남북미 세 지도자는 전쟁 위기를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영화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둘러싼 대한민국과 북한, 그리고 이를 예의 주시하는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국들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주를 이룹니다. 한국과 일본의 독도 영토문제를 비롯해 헌법 개헌 등을 통해 전쟁 가능 국가로서 탈바꿈하려는 일본의 야욕,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갈등, 북중 순치(脣齒) 관계 등 실제 동아시아를 둘러싼 여러 가지 분쟁에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져 긴장감을 배가시킵니다.

 

현실 정세를 반영한 스토리 라인이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지만 오롯이 자신들의 국가이익 추구만을 위한 주변국들의 속내를 다소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씁쓸한 여운을 남기기도 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심화되며 두 나라의 갈등은 지속됩니다. 미국은 중국과 일본의 전쟁을 통한 군수사업이익을 취하려 하고 일본은 북한으로 하여금 남한에 대한 공격을 유도해 전쟁 개입을 시도합니다. 중국은 북한의 국가안위와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일본 열도에 핵폭탄을 투하할 것을 부추깁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란 미명 아래 북한의 핵포기 종용과 강력한 대북제재를 펼치던 미국의 대통령 스무트(앵거스 맥페이든)와 핵보유국으로써 세계 사회에 정상적인 국가로 인정받으려는 북한 최고지도자 조선사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이를 중재하기 위한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의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 북미 정상회담은 결국 결렬되고 맙니다.

 

2018년 4월 27 '4·27 남북 정상 판문점 회담' , 2019년 6월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정,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6·30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 싱가포르 센토사섬, 베트남 하노이 등에서 열린 1·2차 북미정상회담 등 역사적 사건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상상에 의한 영화 속 장면이지만, 시대적 상황과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점에서 실제 회담의 분위기를 향한 호기심을 자극시켰습니다.

 

 

그러던 중, 북한 내 강경 세력인 호위총국장 박진우는 쿠데타를 일으키고 아이러니컬하게도 북핵 종식을 위해 모인 남북미 세 정상은 북한의 핵잠수함 '백두산호'에 인질로 잡히고 맙니다. 이를 계기로 영화가 추구하는 스토리의 핵심, 좁디좁은 핵잠수함 함장실에서 펼쳐지는 진정한 남북미 정상회담의 시작을 알립니다.

 

 

목숨 부지 조차 쉽지 않은 일촉즉발 상황 속 핵잠수함에 인질로 갇혀버린 세 정상, 예기치 못하게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게 된 세 사람은 풍자와 해학으로 대표되는 저마다의 유머를 펼쳐내며 긴장감을 완화시킵니다. 각국의 지도자라는 배경이 무색하리만큼 실소를 자아내는 이들의 모습과 이따금 스쳐 지나가는 날카로운 고민의 흔적은 긴장과 이완이 적절히 버무려지며 작품의 백미를 완성시킵니다. 잠수함이라는 폐쇄적 공간이 주는 설정 또한 등장인물의 대화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영화는 '통일을 원하십니까'라는 물음에 근접합니다.

 

메가폰을 잡은 양우석 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통일에 대해 우리가 어떤 대답을 내놓든 그 대답에 대한 대한, 평화로 가는 길에 대한 길은 함께 모색해야 합니다. YES든 NO든 같은 결과라고 생각하고요. 먼 일이 아닌데, 손을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닌데, 장기화됐다는 이유로 자꾸만 잊게 되니까. 그것에 대해 다시금 상기시키고자 했습니다"며 "통일이 되든 아니든 남북이 서로 다른 나라라는 의식을 가지고 내전이 아닌 분단이 제대로 되고 그다음 평화체제에 대해 제대로 논의하고 고민하고 시물레이션을 돌리고 대비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저마다의 성향이 다르듯 영화가 다루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오래간만에 영화 한 편 재밌게 보려고 왔는데 주제가 너무 무거운 거 아니냐는 목소리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감독의 정치적 성향을 배우의 입을 통해 관객에게 강요한다며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영화는 영화일 뿐!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절대 반대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깊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치 혹은 국제관계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 극장을 나서는 순간 잠시나마 물음표를 떠올렸다면 그것만으로 영화가 지닌 메시지는 전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소 어려운 주제일 수도 있으나 영화는 배우들의 심도 있는 열연을 통해 스토리의 완성에 보다 가깝게 다가섭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핵잠수함 내에서 벌어지는 액션 장면과 CG 장면 역시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물론 100% 만족했던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간혹 아쉬운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묵은 갈증을 해소하고 무더운 여름 극장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분들, 덤으로 메시지까지 얻고자 하신 분들에게는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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