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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Review/일상 Story

센스쟁이 남편의 빼빼로데이 선물

by 연기햄 2020.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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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뇌피셜지기 연기햄입니다.

 

어제는 빼빼로데이였죠.

마트 혹은 편의점 진열대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빼빼로들이 화려한 조명 아래 예쁜 옷을 입을 수 있는 유일한 날이죠.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다 보니 무슨무슨 데이(Day)에 대한 감흥이 없어진 지 오래예요.

남편과 연애할 때는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가 꽤나 신경 쓰였는데 이제는 서로 가나초콜릿 하나, 막대 사탕 하나 나눠먹는 그냥 평범한 하루로 바뀌었어요.

 

 

 

 

어제 우연히 편의점 앞에서 빼빼로를 고르고 있는 아이들을 봤어요.

중·고등학생 돼 보이는 아이들이 웅성웅성 모여서 어떤 걸로 살까 한참을 고민하더라고요.

 

큰 인형이 들어간 바구니에 담긴 것도 있었고 기다란 빼빼로도 있었죠.

새삼 빼빼로 종류가 이렇게나 많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친구 혹은 연인 등등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떤 선물을 살까 고민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꽤나 귀여워 보이기도 했어요.

 

 

아재 입맛인 남편은 과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물론 빼빼로데이도 큰 감흥이 없죠.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그래도 나름 옛날 기분 한 번 느껴보고자 빼빼로 두 개를 샀어요.

 

 

 

 

먼저 퇴근한 남편은 빼빼로를 보더니 "아! 오늘이 빼빼로데이구나? 근데 이건 뭐하러 샀어"라고 시큰둥했어요.

어련하시겠습니까... 하고 씻고 나왔는데 이게 왠 걸!? 식탁 위에 떡 하니 꽃 한 송이가 놓여있더라고요.

 

 

이게 뭐냐며 묻는 저에게 남편은 "내가 그렇게 센스 없어 보였어?"라고 한 마디 툭 던지더라고요.

 

 

 

 

생각해보니 남편은 꽃을 좋아하는 저에게 꽃 선물을 참 많이 한 것 같아요. 다분히 현실적인 사람인지라 한 번 먹고 없어지는 과자, 초콜릿, 사탕보다는 단 몇 일간이라도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하며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게 낫다고 생각했나 봐요.

 

 

여기서 잠깐! 만약 꽃다발을 사 왔다면 저한테 혼났을 거예요.

물론 한 가득 꽃다발도 예쁘겠지만 이젠 한송이의 소소함에 더욱 눈길이 가더라고요. 비싸기도 하고...

 

 

 

 

남편이 사 온 꽃은 달리아(dahlia)라고 국화과에 속하는 꽃이에요.

꽃말이 '당신의 친절에 감사합니다'라고 해요. 남편은 기어코 꽃말을 찾아보고 샀다며 앞으로도 행복하게 잘 살아보자는 의미라고 했어요. 별 거 아닌 것 같았지만 괜스레 울컥하더라고요.

 

 

이래저래 이번 빼빼로데이는 유난히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그래요! 걸리와 함께 앞으로도 건강하게 잘 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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